Mahler 25

말러 교향곡 1번, 래틀, CBSO

이제는 래틀은 베를린필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중견 지휘자이고 명실상부한 말러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이 음반은 래틀이 지금만큼 유명하지는 않을 때 녹음이 되었다. 타악기 주자 출신이라 재기발랄한 템포 운용이 인상적이고 투명한 음색을 이끌어내고 특이한 레파토리를 곧잘 콘서트에 올리지만 쥴리니가 지휘할 때 부지휘자로 일했던 적이 있어 탄탄한 실력이 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버밍엄 교향악단을 아주 우수한 악단으로 조련했다는 평도 있다. 같은 악단과 녹음한 교향곡 2번이 아주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1번은 호불호가 조금 엇갈렸다. 기존의 이 작품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게 잡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1악장과 4악장의 일부분에서 래틀의 템포 운용에 좀 적응이 안되었다. 당겼다 조였다 튕겼다 좋은데 내가 듣기에는 ..

Mahler 2021.08.19

말러 교향곡 1번, 샤이, 콘서트헤보

샤이의 말러 1번은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밋밋하고 평범한 연주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같은 악단과 녹음한 교향곡 5번처럼 악단의 매력있는 소리가 더 잘 담겼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악장은 다큐멘터리에서 샤이가 같은 악단과 이 작품을 리허설하던 장면이 생각나는데 처음 시작하는 A음을 여러번 매우 공들여 연습하는 장면이 나왔다. wie ein Naturlaut라는 지시처럼 미묘하고 몽환적인 소리를 뽑아낸 듯 했다. 전체적으로 겨울 잠에서 깨어나는 거인보다는 그가 깨어나는 봄이라는 주변 분위기에 좀더 무게를 둔 것 같았다. 트럼펫의 메인 주제 등은 조금 약하게 밸런스를 잡았고 주변 소리에 해당하는 목관 등은 충분한 여음을 갖고 잘 드러나게 했다. 전체적으로 힘을 주지 않은..

Mahler 2021.08.19

말러, 교향곡 1번, 번스타인/콘서트헤보/DG

번스타인은 한 시대를 풍미한 지휘자였고 말러와는 유대인과 뉴욕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기도 했고 극적이고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그의 특성과 말러가 잘 맞기도 해서 자타 공인 말러 전문가로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말러는 이미 음악이 격정적이고 관현악법이 뛰어난 작곡가여서 힘을 빼고 스코어를 그대로 보여주는 연주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셔서 무조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는데.. 교향곡 1번을 들어보면 1악장에 마탄의 사수가 연상되는 팡파르가 나올 때는 이 부분은 역시 번스타인이 가장 멋지게 연출하는 것 같다가도 2악장은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좀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늘어뜨리더라도 특유의 감정이 잘 살아나면 좋을 것같은데 내가 듣기에 2악장은 그렇지는 못한 것 같았다. 3악장은 Frere Ja..

Mahler 2021.08.11

말러, 교향곡 1번, 아바도/베를린필/DG

말러의 교향곡을 이야기할 때 지휘자 ABC를 말하는 분도 계신다. 아바도, 번스타인, 샤이인데 교향곡 1번은 아바도를 제일 자주 듣게 되는 것 같다. 카라얀 이후 베를린필을 맡았고 이후에는 돈 무지 많이 받는 외국인 노동자가 베를린 필을 망친다는 욕을 먹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카라얀 시대의 베를린필과는 다른 매력을 갖게 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아바도 팬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바도와 베를린필의 말러 1번은 호불호가 별로 엇갈리지 않는 것 같고 아바도가 남긴 최고의 녹음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카라얀은 말러 1번에 관심을 살짝 보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연주한 적은 없는 것 같고 베를린필이 말러 1번을 연주한 경우는 별로 없어 아바도와 함께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연주를 한 것 같..

Mahler 2021.08.11

말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디스카우/쿠벨릭/BRSO

전설의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는 독어가 모국어이기도 하겠지만 가사의 시적인 정서를 매우 잘 전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독어를 더 잘 알았다면 더 큰 감동을 받았을 것 같다. 요즘 대중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리반 공기반 창법처럼 음정도 정확하고 음색도 아름답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듯 하는 노래가 인상깊다. Feld, Welt 같이 t음으로 끝날때 디스카우가 가장 자연스럽게 처리된다고 느끼는 건 그가 독어가 모국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의 선입견일까? 요나스 카우프만 등 같은 독어권의 스타급 가수의 노래를 들어도 디스카우 밖에 없다고 느끼는 디스카우가 잘 불러서인지 내가 취향이 촌스러워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디스카우다.

Mahler 2021.08.10

말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햄슨/번스타인/빈필

토마스 햄슨은 바리톤이지만 테너를 뺨치는 표현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말러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서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도 번스타인 뿐 아니라 마이클 틸슨 토마스, 네메 예르비와도 녹음을 남기고 있다. 햄슨의 표현력과 번스타인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는 하다. 감정이 풍부하기는 한데 일부 부분에서는 조금 과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이 작품이 시련을 당한 순간의 느낌으로 받는다면 정답이겠지만 시련을 당한 다음에 모든 걸 정리하는 느낌이면 좀 아닌 것 같다. 번스타인의 반주와 맞물려 오페라처럼 극적이지만 -특히 3곡의 반주는 교향곡을 듣는 것 같다.- 내 취향으로는 디스카우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Mahler 2021.08.10

말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사진은 카셀의 Wilhelmhohe의 모습인데 벽돌로 언덕에 쌓은 성에서 특정 시간이 되면 물이 폭포처럼 내려온다. 말러는 류블랴나를 떠나 카셀 오페라 극장의 부지휘자로 자리를 잡았고 그 시기에 이 작품을 쓰게 된다. 오페라 극장에 요한나 리히터라는 기수를 짝사랑하다가 실연을 당했고 이 노래를 작곡했다고 한다. 말러는 "나는 연가곡을 썼다. 이는 모두가 그녀에게 바치는 노래이다. 그녀는 내 노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이 노래들은 그녀가 아는 것만 노래하고 있다."라는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작사는 직접했는데 표헌 방법은 다르지만 정서는 90년대 우리나라 유행가와도 닮아 있다. 1곡은 Wenn mein Schatz Hochzeit macht (내 애인이 결혼할 때) 제목부터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

Mahler 2021.08.10

말러, 탄식의 노래 (Das Klagende Lied)

말러의 첫 작품으로 여겨지는 탄식의 노래는 빈 음악원 학생이었던 1878년(당시 나이 17세)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해 초에 말러는 오페라를 염두해두고 대본을 썼는데, 루드비히 벡슈타인(Ludwig Bechstein, 1801-1860)의 독일 민담과 전설집에서 찾아 낸 이야기에 기초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빠와 여동생은 왕위 계승을 담보해주는 꽃을 찾는 경쟁자이다. 소녀는 꽃을 찾았지만 깜빡 잠든 사이에 오빠에 의해 살해당한다. 후에 한 농부가 뼈를 주워서 피리를 만들었는데 놀랍게도 그 악기에서 살해된 소녀의 이야기를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말러는 그림(Grimm) 형제의 민화집 와 그리프(Martin Greif)의 시에서도 아이디어를 채용해서 재구성을 했다. 그래서 등장인물도 오누이에서..

Mahler 2021.08.09

교향적 전주곡 (Symphonisches Praeludium)

말러의 교향적 전주곡이라는 작품은 예르비가 지휘한 말러 교향곡 6번 음반에 커플이 되어 알려지게 되었다. 보통 말러의 교향곡 6번은 연주시간이 길어 CD 한장에 잘 안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예르비는 매우 빠르게 연주하여 CD 1장에 들어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커플곡을 하나 담았다. 말러의 교향적 전주곡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어두운 분위기에 극적이고 웅장한 작품이었다. 말러의 초기작이지만 말러의 특징들이 조금씩 들린다고 느꼈다. 어느 순간 이 작품이 브루크너의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 작품은 2차대전 직후 Krzyzanowski라는 분의 사유지에서 43쪽의 스코어 형태로 발견이 되었고 악보를 발견한 Heinrich Tschuppik은 브루크너의 작품이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에 크르지자노프스키와 말러는 ..

Mahler 2021.08.09

아바도/베를린필,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MAHLER: Des Knaben Wunderhorn Anne Sofie von Otter Thomas Quasthoff Claudio Abbado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98/03 Stereo, Digital 장소: Berlin, Philharmonie, Grosser Saal 2000년도에 나온 샤이의 뿔피리 음반을 들어보고 교향곡에 비해 관심이 훨씬 덜해서 그다지 즐겨 듣지 않았던 뿔피리에 관심이 생겨서 구매하게 된 음반이다. 아바도의 뿔피리 음반은 샤이의 음반이 나온 2000년과 비슷한 시기인 1999년에 나왔다. 20년전인 당시에 내가 음반 기획자이고 마음대로 섭외해서 드림팀을 만들어 뿔피리를 녹음하라고 한다면 바로 이 조합으로 하지 않았을까 ..

Mahler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