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ler

말러 교향곡 1번, 샤이, 콘서트헤보

romantiker74 2021. 8. 19. 10:17

샤이의 말러 1번은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밋밋하고 평범한 연주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같은 악단과 녹음한 교향곡 5번처럼 악단의 매력있는 소리가 더 잘 담겼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악장은 다큐멘터리에서 샤이가 같은 악단과 이 작품을 리허설하던 장면이 생각나는데 처음 시작하는 A음을 여러번 매우 공들여 연습하는 장면이 나왔다. wie ein Naturlaut라는 지시처럼 미묘하고 몽환적인 소리를 뽑아낸 듯 했다. 전체적으로 겨울 잠에서 깨어나는 거인보다는 그가 깨어나는 봄이라는 주변 분위기에 좀더 무게를 둔 것 같았다. 트럼펫의 메인 주제 등은 조금 약하게 밸런스를 잡았고 주변 소리에 해당하는 목관 등은 충분한 여음을 갖고 잘 드러나게 했다. 전체적으로 힘을 주지 않은 해석인데 2악장의 트리오 부분만 숨을 죽이듯 감정을 뽑아냈다는 인상을 받았다. 3악장의 초반은 무심한듯 연주해서 패러디 느낌이 오히려 더 잘 살아난 것 같기도 했다. 4악장은 좀더 대비가 분명하고 열정적이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면 샤이가 아닐 것 같고 큰 울림이 잘 잡히도록 녹음이 되었으면 어떘을까 싶었다. 

말러의 ABC라고 하는 아바도, 번스타인, 샤이를 놓고 보았을 때 교향곡 1번에서는 아바도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