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인발/프랑크푸르트RSO/TELDEC (1887 초고)

romantiker74 2020. 3. 31. 19:34





Eliahu Inbal (conducto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녹음: 1982/8 Stereo, Digital
장소: Alte Oper, Frankfurt


개정판에 익숙해진 다음에 이 음반을 접해서 그런지 판본의 신기함이 느껴졌다. 1악장이 약간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개정판에 비해 중간에 솔로 악기가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았고 결정적으로 코다 부분이 많이 달라서 놀라게 했다. 죽음의 예고라는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초고에서는 덜했던 것 같다. 강렬하기는 하지만 차갑고 어두운 느낌은 조금 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악장의 트리오였는데 개정판에서 들을 수 없었던 플륫의 상큼 발랄한 멜로디가 등장해서 놀라웠다. 판본의 신기함을 잠시 접어두고 인발의 연주에 주목하면 깔끔한 느낌이 들었고 스케르초 부분이 살짝 빠르면서 리드미컬했고 대위법적으로 전개되면서 코다로 향해가는 모습이 매력있게 들렸다. 3악장은 살짝 빨라서 유장한 느낌이 좀 부족한 것 같기는 했다. 이런 흐름에서 바이올린의 부선율이 강조되어 들려서 몽환적 환상에 빠져들고 싶은 데 자꾸 깨우는 것 같았다. 3악장 클라이맥스에서 1악장 코다, 2악장 트리오에 이어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판본의 특이함과 더불어 인발의 연주가 어울려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의 3악장이 내가 알고 있던 그림에 비해서는 대단히 화려했다. 4악장은 조금 가볍게 들렸고 행진 부분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다. 판본의 문제인 것 같은데 4악장 코다가 뭔가 아쉽게 끝난다. 결론적으로 8번 초판의 특이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연주를 들려주고 9번 교향곡의 4악장 버전이 커플되어 있는 걸 감안하면 브루크너 수집가에게는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