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브루크너 교향곡 8번 벨저뫼스트/구스타프 말러 유겐트/EMI

romantiker74 2020. 3. 31. 19:27



Eliahu Inbal (conducto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녹음: 1982/8 Stereo, Digital
장소: Alte Oper, Frankfurt



기대 70%, 걱정 30% 정도로 음반을 구입했는데 벨저뫼스트의 역량에 기대가 되었으나 브루크너 교향곡 8번처럼 악단이 중요한 작품에서 혹시나 악단 소리의 매력이 부족하면 듣고나서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다. 예전에 융에도이치심포니의 브루크너 8번을 꽤 좋은 인상으로 들은 적이 있어 그래도 기대가 더 컸다. 결과적으로는 기대 이상이었다. 1악장이 시작되고 붓점을 먹인 1주제가 꽤 신선하게 귀에 들어온다. 2주제의 2+3리듬이 강조되지는 않았는데 대신 셈여림으로 표정을 만들어냈다. 코다 직전의 클라이맥스는 강렬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2악장은 살짝 빠른 템포였는데 독일의 미헬 주제가 또렷한 게 인상적이었다. 많은 명연들이 1, 2악장이 정말 훌륭한데 3, 4악장으로 가면서 어딘지 아쉬운 경우가 있는데 벨저뫼스트의 연주는 3, 4악장으로 가면서 빛을 발하는 듯 했다. 3악장의 하프 위로 현이 펼쳐지는 부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살렸고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3악장의 흐름을 흥미롭게 끌고 나갔다. 클라이맥스가 강력했는데 잘못하면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데 벨저뫼스트는 강력한 클라이맥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연출했다. 4악장 도입부는 살짝 빠르고 가볍게 느껴졌으나 전체적으로 복잡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고 4악장의 코다를 끝까지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잘 이어나가 감동을 전해 주었다. 1악장을 들었을 때의 카리스마는 전통의 명연과 비교하면 아쉽고 금관의 고급스러운 소리가 아쉬울지 몰라도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앉은 자리에서 다 들을 수 있는 80분이 주어진다면 이 음반을 뽑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