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아바도/빈필/DG

romantiker74 2020. 3. 10. 13:59



Claudio Abbado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92/3&4 Stereo, Digital
장소: Grosser Saal, Musikverein, Wien



아바도 빈필의 브루크너는 좋은 조합인 것 같은데 그렇게 좋은 평은 못 받은 것 같다. 특히 7번은 실망한 분이 많은 듯한데 깔끔하면서 서정적인 연주를 선호한다면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악단의 소리와 녹음이 좋아서 와 닿는 표현으로 먹고 들어가는 면이 있다. 시작할 때 현의 트레몰로가 선명하게 들려서 특유의 신비한 느낌을 잘 살려주고 현을 앞세운 밸런스가 깔끔한 인상을 준다. 트레몰로는 도입부 뿐 아니라 곡 전반에서 등장할 때마다 또렷이 들려 좋은 효과를 준다. 2주제는 딱히 느리거나 루바토를 쓰지 않고 대체로 담백하게 –물론 가끔 숨을 죽이는 듯한 템포를 쓰기는 했다. - 표현했음에도 촉촉한 목관이나 저음현 덕분에 서정적으로 들린다. 3주제는 현의 대위법을 투명하게 잘 살려서 한편으로는 바로크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최면적인 느낌을 만들었다. 악기 소리나 밸런스는 자연스러운데 이상하게 쉼표가 조금 강조되어 브루크너의 다른 작품처럼 곡이 살짝 단절되는 느낌이 나기도 했다. 이 연주가 맘에 안드는 분들이 느끼시는 부분일텐데 팡파르를 중심으로 금관이 유약하게 들리기는 한다. 2악장은 비장미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유려하게 연주되었다. 물론 클라이맥스가 조금 약하게 들리기는 했다. 일단 스케르초는 최면적이라기보다는 즐겁게 리듬을 타는 경쾌한 느낌이었다. 트리오는 서정적이었는데 둘이 대비를 이룬다기보다는 조금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현을 앞세운 밸런스가 가장 신선하게 들린 악장은 4악장이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주었고 특히 약간 반음계적으로 진행되는 2주제가 특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금관이 부드러워서 고급스럽기는 한데 어딘지 약하다는 느낌은 4악장에서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아바도의 팬으로서 좋은 점을 찾아보면 경과구에서 절묘한 템포의 변화가 느껴지고 현의 부선율이 잘 들려서 다른 연주보다 생기있게 들리기도 했다. 4악장의 코다가 연주 전체의 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데 현의 화려한 움직임이 금관에 묻히지 않고 잘 들려와서 웅장한 느낌은 덜할지 몰라도 화려하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면서 곡을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