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너 교향곡 5번 바렌보임/베를린필

 

Daniel Barenboim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91/11/5~8 Stereo, Digital 장소: Schauspielhaus, Berlin

바렌보임/베를린필/TELDEC

박진용 님은 이 녹음에 대해 바렌보임이 다른 녹음에 비해 긴 호흡을 가져가고 있고 결과적으로 디지털 녹음 중 최고의 녹음이 되었다는 평을 남겼다. 레코드 포럼에서 이명재 씨도 이 음반을 브루크너 교향곡 5번 최고의 녹음으로 초이스했다. 두 분 다 바렌보임의 다른 연주에 비해 특별히 훌륭하다고 하셨는데, 내가 듣기엔 바렌보임 특유의 다이내믹한 연주가 어디에 가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가장 컸다. 1악장에서는 바렌보임 특유의 다이내믹과 함께 느린 서주를 포함한 서정적인 부분의 느낌을 잘 부각해서 주제별의 대비가 뚜렷한 극적인 해석을 보여주고 있는 점과 성부가 고루 들리는 투명한 연주와 밸런스가 인상 깊었다. 워낙 뛰어난 베를린 필이지만 이 녹음에서는 특히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는 듯하다. 그 뛰어난 연주 덕분에 살짝 빠르고 담담한 해석을 보이는 2악장마저 아름답게 들리게 한다. 3악장에서는 바렌보임 특유의 다이내믹한 스케르초가 돋보이고 빈의 왈츠를 연상시키는 랜틀러도 좋게 들렸다. 4악장은 모든 주제에 고루고루 힘을 주어서 좀 정신없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아바도의 말러 1번 피날레같이 거대한 음향에서도 부풀어 오르는 베를린 필이 만들어 내는 코다는 금관부에 살짝 미스 톤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꽤 큰 감동을 전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