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브루크너 교향곡 5번 아바도/빈필

romantiker74 2012. 10. 16. 12:10

 


Claudio Abbado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93/10 Stereo, Digital
장소: Wien, Musikverein, Grosser Saal

 

아바도/빈필/DG

박진용 씨는 이 연주에 대해 ‘서정성이 지나쳐 물러 터진 연주,’ 말러카페의 도리안 님은 ‘이 연주를 듣고 아바도의 브루크너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평을 하셨다. 샤이의 연주가 중후한 소리를 들려주었다면 이 연주는 투명한 소리를 들려 준다. 00번부터 2번까지의 초기 교향곡에는 투명한 소리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아무래도 3번 이후는 좀 아닌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고 아바도에게 요훔과 같은 에너지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아바도의 팬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금박이 코팅된 예쁜 커버와 빈필에 현혹되어서 그런지 내가 듣기에 이 연주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조금 빠르고 현을 앞세운 밸런스를 들려주는 데 대작의 장엄함을 깎아 먹었다고 하면 할 말이 없을 지 모르지만 대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때 느껴지는 피로감은 줄여 주어서 곡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주기는 한다. 1악장은 재현부에서 반복되는 서주 부분 템포를 살짝 떨어 뜨리는 해석을 들려주고 있고 2악장은 1주제는 율동감있게 2주제는 서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1주제가 3번째 등장할 때 현의 움직임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3악장 트리오의 폴카도 평화롭고 사랑스럽게 들렸다. 4악장은 현이 강조된 덕분인지 모차르트의 주피터 4악장 같은 느낌도 좀 받았다. 투명한 소리가 잘 안 들리던 성부를 들리게 해주는 효과가 있기는 한 데 아무래도 4악장의 코다 부분에서는 좀 가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