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ler

교향곡 7번 '밤의 노래' 시노폴리 필하모니아

romantiker74 2005. 4. 8. 19:10


MAHLER: Symphony No. 7 in E minor


Giuseppe Sinopoli (conductor)
Philharmonia Orchestra


 녹음: 1992/05 Stereo, Digital
장소: London, All Saints' Church, Tooting



시노폴리와 필하모니아의 말러 교향곡은 5번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은 평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7번은 그의 개성이 너무 강하게 투영되어 곡을 왜곡했다는 평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나무보다도 숲에 자주 주목하는 얄팍한 감상습관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나름대로 좋아하는 연주이기도 하다. 일단 이 음반은 녹음이 훌륭하고 말러의 교향곡 7번처럼 넓은 실내악적인 소리부터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투티에 이르는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에서는 녹음이 좋으면 연주도 좋아보인다.

일단 내게 가장 좋은 인상을 준 부분은 1악장 2악장의 음색이다. 현의 느낌이 정말 밤의 느낌하고 어울리고 2악장의 금관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고 특히 1악장에서 하프로 연주하는 sehr breit부분이 나올 때는 정말 환상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정말 달이 호수에 비치는 동화같은 화면이 그려진다. 해골 병정의 전진이라는 설명을 하기도 하는 2악장도 시노폴리의 연주를 들으면 정말 느낌이 살아서 미소를 짓게 된다. 일단 논쟁은 4악장부터 시작된다. 안단테인데 아다지오로 연주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4악장을 어떻게 보냐에 따라서 이겠지만 밤의 매혹을 그려준 세레나데라고 본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악장은 아마 5악장일 것이다. 나도 5악장 때문에 이 연주를 절대 베스트로 꼽을 수는 없다. 일단 5악장 도입부는 어떤 연주보다도 다이내믹하다. 그대로 밀고 나가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뒤로 갈수록 뭔가 늘어지는 듯한 느낌이고 특히 피날레의 밥그릇 두들기는 듯한 타악기 소리가 맘에 안들기는 한다.

브린 터펠이 부른 죽은 아이를 기리는 노래가 커플되어 있는 데 노래의 내용상 아무래도 남자 성악가가 부르는 게 더 좋아서 터펠의 노래도 논란에 조금은 휩싸여 있지만 여자 성악가가 부른 버전들 보다는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