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2004/4/15) 곽승 코리아 심포니 바그너 시리즈 3

romantiker74 2005. 4. 7. 20:31
코리아 심포니 바그너 시리즈 3
지휘: 곽승
바이올린: 권혁주

모차르트 교향곡 32번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바그너 탄호이저 행진곡
바그너 리엔치 서곡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3막 발췌

코리아 심포니의 바그너 시리즈 3은 귀네스 존스를
초청한 연주를 시작으로 교향악 축제에서의 관현악
편곡 반지에 이은 연주였다.
귀네스 존스를 초청한 연주는 무척 감명깊게 들었고
반지는 아쉽게도 창원시향과 수원시향에 후순위로
밀려 보지 못했다. 평이 상당히 좋아 들었으면 하는
후회가 좀 들기도 했다. 마지막 연주회는 프로그램의
충실도가 이전의 두 연주만 못해서 외면하려고 하고
있었는 데 마침 인터넷 동호회에 무료로 표가 나와
볼 기회를 잡았다. 연주회는 돈을 내고 보았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좋았다.

첫곡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32번. 모차르트의 미완성
오페라 차이데의 서곡으로 추정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단 악장이지만 교향곡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작품인데
혼의 삑사리가 잠깐 있기는 했지만 코심의 현악군이
매우 좋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잔향이 풍부한
예술의 전당에서 모차르트를 투명한 느낌으로 듣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데 어제는 나름대로 명징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템포도 느리지 않게 잡고
과도한 템포 변화도 자제하여 담백한 느낌을 받았다.
다음 작품은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었는 데 88올림픽
때 KBS와 협연한 김영욱씨의 연주 이후 가장 인상적인
모차르트 바협 3번을 들은 것 같다. 코심의 반주도
싱싱한 편이었고 바이올린 솔로를 맡은 정말 앳되
보이는 분이 너무 깔끔한 연주를 들려주어 놀라웠다.
카덴차는 흔히 듣는 요아힘의 카덴차를 쓴 것 같고
늘어뜨리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연주했다. 3악장의
프랑스 풍의 바이올린 솔로는 조금 급하다는 느낌도
받았고 가끔씩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불안한 부분도
있었지만 즐거운 느낌을 주는 좋은 연주였다.
앙콜로 파가니니의 무반주 바이올린 카프리치오 중
가장 유명한 곡을 연주했다. 화려한 기교를 선보여
주었다.

드디어 2부 기대했던 바그너를 들을 수 있었다.
탄호이저의 노래의 전당으로 입장하는 행진곡은 역시
합창단이 있어야 되나 보다. 어딘지 좀 아쉬운 느낌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폭넓은 다이내믹, 낙랑한
트럼펫 소리 무엇보다도 또렷하고 날카로운 현의
소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음 곡인 리엔치 서곡의 전반부는 좀 아쉬웠다.
좀더 풍부한 표현을 해 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강력한 타악기를 바탕으로
작렬하는 사운드를 들려준 후반부는 잔실수를 떠나
나를 흥분시켰다.
어제 연주에서는 내가 듣기엔 명가수가 가장 완성도
높은 연주가 된 것 같다. 3막 전주곡에서 시작하여
마지막에 팡파르가 울려퍼질 때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마지막 곡임에도 짱짱한 금관에 묻히지
않고 부선율을 확실히 보여주어 큰 볼륨에서도 좋은
밸런스를 보여준 부분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