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2003/12/26) 정치용 KNUA심포니 말러 5번

romantiker74 2005. 4. 3. 16:09
KNUA심포니 관현악연주회
2003년 12월 26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
말러 교향곡 5번
KNUA심포니
지휘: 정치용

부천필 이후 올해가 가기 전에 말러의 교향곡을 실연
으로 접할 기회를 잡았다. 이번 작품은 교향곡 5번
이전에 같은 악단의 연주로 교향곡 2번을 들은 적이
있고 학생이 수업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몇몇 부분은 높게 평가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많은 공연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기대를 갖고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을 찾았다.

첫 곡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협연자가
템포를 좀 늘여 잡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1악장은
오케스트라와 많이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았고 어딘지
멘델스존은 이것보단 담백하게 연주하는 편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2악장은 1악장보다는 좋았지만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3악장이 가장 좋았는 데
1악장에서 마저 좀 어긋났던 오케스트라와의 호홉이
보통 더 잘 안맞는 3악장에서 잘 맞아서 오랜만에
듣기 좋은 멘델스존의 바협 3악장을 감상한 듯한 인상
을 받았다.

다음 곡은 말러의 교향곡 5번. 전체적으로 음역을
좁게 잡아서 콘서트홀에서 실연으로 접했을 때의
감흥이 좀 약했다. 잔실수를 떠나 음역이 좀 좁아서
풍부한 표현을 끌어내지 못했던 점이 교향곡 5번
연주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1악장은 거의
트럼펫협주곡으로 불리운다. 음량은 물론 연주도
너무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홍재씨가 지휘한
코심의 연주에서 솔로를 맡았던 안희찬씨의 기억이
너무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어서 그런 지는 몰라도
좀더 적극적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악장의 처절함도 상대적으로 좀 담담하게 그려졌다.
관악기쪽이 악구의 뒷부분에서 말끔하게 불어주지
못하는 게 다소 아쉽긴 했지만 대위구조나 악기를
바꾸어가며 멜로디를 형성하는 부분이 잘 들어오게
연주된 것 같다. 3악장 혼 솔로는 참 잘하시는 것
같다. 학생으로 보기엔 좀 나이 있으셔 보이던 데
혹시 외부의 전문가를 영입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
마저 들게 할 정도로 잘 부셨다. 물론 3악장 도입부에
좀 삑을 심하게 내시긴 했지만. 왈츠의 느낌이나
템포를 가속하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좋긴 했지만
역시 곡 자체도 어딘지 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3악장을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면서 집중해서
듣게 해 주는 연주가 되지는 못했다. 4악장은
요즘 빠르게 연주하는 추세인데 그냥 평균적인
템포를 취하신 것 같다. 영롱한 하프 소리가 기억에
남고 언제 들어도 로맨틱한 곡인 것 같다. 마지막
5악장이 가장 좋았다. 평소에 즐겨듣던 샤이가 후반에
현으로 펼치는 배경을 부각시키면서 약간 템포를
늦추는 것에 비해 정치용씨는 끝까지 가속해서 정말
매우 빠른 템포로 밀어붙이는 해석을 보여주었다.
모험이긴 했는 데 KNUA의 앙상블이 거의 흐트러짐
없이 지휘자의 바톤을 따라가는 것 같았고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은 지
좋은 인상을 받고 연주회장을 나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