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2003/9/8) 쾨니히 바이로이트챔버 바그너 '지그프리트 목가', 쇤베르크 '정화된 밤'

romantiker74 2005. 4. 3. 16:05
2003년 9월 8일
저녁 7시 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챔버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이선이
베이스: 전승현
지휘: 로버트 쾨니히

이전에 JM 세계 청소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때
덕분에 공짜표를 구하긴 했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이선이씨에 대한 실망스러운 기억이 있기 때문에
흥미있는 프로그램의 연주회였지만 선뜻 표를 사지
않게 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청년 바그네리안
커뮤니티에서 공짜로 표를 나누어 주어 3일 연속
예술의 전당을 찾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첫곡은 바그너의 지그프리드의 목가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좋게 말하면 투명하고
나쁘게 말하면 날카롭고 가늘다고 할 수 있는 현의
소리였다. 작품의 특성상 좀 부드럽고 둥근 소리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그 외의
앙상블은 좋은 편이었다.
다음 곡은 기대했던 아띨라 전이 부르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나오는 아리아였다. 아마
마르케 왕의 아리아인 것 같은 데 제목이 프로그램에
나와있지 않으니-_-. 들을 때 느낌은 참 근사하다는
것이었다. 어느 광고에 나왔듯이 '그래, 이맛이야'
하는 듯한. 이탈리아 오페라들과는 사뭇 달라야하는
발성과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휴식 후에 바이올리니스트 이선이 씨의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바협 4번을 들었다. 아이작스턴의
수제자라...쩝이다. 일단 악기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 거슬리는 느낌으로 시작되었다. 큰 액션만큼
잔실수도 많았고 역시 모차르트에선 치명적이다.
이 정도의 바이올리니스트라면 참 애매해진다.
이 연주가 실력 부족의 결과인지 곡을 만만하게 본
매너리즘의 결과인지.
마지막 곡은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었다.
지그프리트 목가에서는 좀 신경질적으로 들렸지만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에는 현의 음색이 정말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투명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보여주었고 특히 마지막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앵콜곡으로 바그너의 베젠동크가곡에서 노래부분을
악장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관현악으로 반주를
하면서 들려주었다.
흔히 듣기 어려운 바그너 레파토리들을 들었다는
데에서 만족스러운 연주회였지만 아리아가 달랑
하나였다는 건 좀 썰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