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인발/RSO프랑크푸르트/TELDEC

romantiker74 2020. 4. 21. 20:00



Eliahu Inbal (conducto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녹음: 1982/8 Stereo, Digital
장소: Alte Oper, Frankfurt


인발과 RSO 프랑크푸르트의 브루크너 전곡 녹음은 초판 중심의 특이한 판본이 늘 눈길을 끌고 특히 교향곡 4번을 초판으로 연주한 연주는 메이저 음반사에서 나온 음반 중에서는 거의 유일한 것 같다. 교향곡 9번의 완성판도 그러해서 결정반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아쉬우면서도 독보적 위치를 오랫동안 점해왔던 것 같다. 1악장은 가늘고 깔끔한 느낌인데 중후한 질감에 카리스마 넘치는 명연들에 설득을 당해서 그런지 조금 심심하게 들렸다. 전체적으로 살짝 빠른 템포를 잡고 트럼펫의 불협화음이 등장하거나 할 때도 별로 튀지 않게 밸런스를 잡았는데 담담하다기보다는 밋밋하다는 쪽으로 평가가 기울어진다. 2악장의 스케르초는 약간 빠른 편인데 조금 애매했다. 확실하게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데 그렇다고 그로테스크한 느낌도 약해서 임팩트가 약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민첩하게 연주한 트리오까지 합쳐서 생각한다면 약간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는 한 것 같다. 3악장은 다양한 동기들을 부각시키지 않아 복잡하게 들리지 않았고 울부짓는 듯한 클라이맥스가 있는 아디지오 악장으로 들렸다. 4악장을 포함하였으니 무게 중심은 4악장으로 옮겨졌다. 4악장의 앙상블은 정말 깔끔하고 좋은데 낭만적인 부분, 바로크적인 부분, 현대적인 부분이 번갈아 나오면서 어울리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깔끔한 앙상블로도 복잡한 곡을 정리해 주지 못하는 듯 했다. 답을 다 가르쳐주는 마지막 금관 코랄로 들어가서 1악장의 도입부를 회상하는 순간이 와도 완전한 해방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판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끝나고 나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고 참신한 해석을 내놓는 누군가가 중후한 음색의 악단과 다시 한번 다루어 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