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kner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샤이/콘서트헤보/DECCA

romantiker74 2020. 3. 23. 18:39




Riccardo Chailly (conductor)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녹음: 1999/05/10-12 Stereo, Digital
장소: Grote Zaal, Concertgebouw, Amsterdam



샤이/콘서트헤보/DECCA
1악장이 시작되면서 나오는 약간 어두운 분위기에 중후하고 웅장한 음색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인상을 주었다. 풍성한 울림을 만들어 내지만 듣는 이에 따라 브루크너 리듬이라고 하는 2+3 리듬이 탄력있게 들리지 않아 맥빠진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브루크너가 죽음의 예고라고 이야기했던 클라이맥스의 팀파니 위에서 울려퍼지는 금관의 소리가 인상적이라 특별히 힘을 준 것 같지 않아도 그로테스크하게 들렸다. 2악장은 스케르초의 리듬감은 아쉬울 수 있으나 악기간 밸런스를 잘 잡아 고음현이 잘 살려진 상태에서 저음현이나 금관이 독일의 미헬 주제를 연주하여 최면적이고 중독성있는 느낌을 잘 잡아낸 것 같다. 다른 연주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 스케르초가 전개되면서 밑으로 깔리는 독일의 미헬 주제의 그림자까지도 잘 들을 수 있었다. 트리오는 살짝 빠르고 무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3악장의 모습과 함께 4악장의 모습도 약간 팝업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3악장은 무심한 듯 살짝 빠른 편이어서 심금을 울리지 못하는 면이 있는데 악단의 소리와 녹음이 좋고 웅장한 사운드로 클라이맥스를 잘 구축해서 무마하고 있는 것 같다. 중간에 솔로 악기의 소리가 다른 연주에 비해 도드라지게 잘 들리는데 실내악적인 느낌을 잘 살려서 곡이 입체적으로 들리게 한다고 좋은 평을 해 줄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뭔가 조화를 깨뜨리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받는 대목도 있었다. 4악장은 음장감이 좋은 녹음의 덕을 본 것 같고 현이 묻히지 않는 밸런스를 들려준 클라이맥스에서는 테데움이 살짝 연상되기도 했다. 2주제에서는 콘서트헤보 현악군의 표현력이 좋아 감동을 전해 주었다. 코다에서는 템포를 살짝 떨어뜨리고 음을 부풀리며 마지막 음을 길게 가져갔는데 교향곡 7번에서는 비슷한 접근이 살짝 부자연스러웠지만 교향곡 8번에서는 장대하고 멋지다는 쪽으로 판단이 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