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siya

블라디보스톡 샤슬릭

romantiker74 2020. 3. 18. 11:41


블라디보스톡의 먹거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일단 킹크랩을 떠올린다. 여름은 킹크랩이 철이 아니라고 하며 샤슬릭을 먹어야 한다고 하신다. 예전에 냉장고를 부탁해에 미카엘 셰프가 나와서 샤슬릭을 만드는 걸 봤는데 샐러드랑 먹은 고기 꼬치였고 맛있을 것 같았다. 샤슬릭 맛집이라는 곳에 갔는 데 교외였고 시내에서는 한참 걸렸던 것 같다. 러시아 관련된 농담으로 날씨, 도로, 남자를 러시아의 3대 불량품이라고 한다. 혹자는 전쟁이 났을 때는 3대 불량품이 3대 수호신이 되어 러시아를 지켜준다고 한다. 날씨는 익히 예상이 가는 바이고 러시아는 남자에 비해 여자들이 생활력이 강하고 경쟁력이 있다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바라고 하고 도로는 잘 몰랐는데 눈이 많은 날씨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러시아에는 2가지 계절이 있는데 제설을 하는 계절과 도로를 보수하는 계절이 있다고 한다. 눈이 쌓이면 또 망가질 예정이라 완벽하게 보수도 안 한다고 하는데 하여간 이런 말을 들으며 샤슬릭 먹는 곳에 도착했다. 러시아 필기체는 읽기 어려운 걸로 유명한데 간판도 잘 못읽겠다. 뒤의 단어가 Dbor 인 건 알겠지만.



컨셉은 사냥꾼의 집인 것 같았다. 동물의 박제들로 장식한 집이 잔혹 동화 같은게 생각나게 만들었다.



스프, 샐러드, 빵이 먼저 나왔는데 토마토 베이스의 야채 스프는 맛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이 이런 스프를 좋아하는 것 같다. 러시아 사람들은 사진 속에 보이는 붉은 색 음료도 많이 마신다고 하는 데 석류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보드카를 곁들인 주인공 샤슬릭이다. 숯불이 훈연된 향은 좋았고 기름기가 빠진 담백한 맛이었으나 취향에 따라서는 질기고 퍽퍽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결정적으로 킹크랩을 못 먹은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상당히 역부족이었다. 내가 갑각류 매니아라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