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ler

교향곡 4번 g장조 천상의 삶

romantiker74 2005. 3. 20. 09:08


 

 

<교향곡 3번 에필로그>
교향곡 3번도 의외로 제가 어릴 때 접한 작품입니다. 89년쯤엔가 아바도가 구스타프 말러 유겐트(Jugend)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 공연이 라디오를 타고 나온 적이 있구요. 당시 현지 언론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고 하네요. 처음 들었을 때 시작이 꽤 묵직했다는 거하고 음악 듣다가 중간에 졸았고(그 음악프로는 밤 10시에서 12시까지 하는 거였는 데 저의 평균 취침시간은 오후 10시인지라...)마지막에 장엄하게 끝나더니 끝났다고 하더군요. 세상에 교향곡 1곡으로 2시간짜리 음악프로를 다 채우다니..중간에 졸았던 관계로 비교적 최근까지 말러 3번에 성악이 들어가 있는 사실을 몰랐답니다.

<교향곡 4번 이야기>
교향곡 4번은 '천국의 생활(Das himmelische Leben)'이란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뭔가 우중충한 말러의 다른 곡들하고는 다른 분위기일 것 같죠? 많은 분들이 말러 입문곡으로 4번을 추천합니다. 일단 좀 짧고(그래도 1시간 가까이 되지만), 분위기도 밝고 그렇다는 건데요. 제 경험으로는 5번 4악장을 먼저 듣고, 1번을 들은 후, 8번의 1부를 듣고 대지의 노래가 별로 당기지 않을 시점에 들어보라고 해드리고 싶네요. 저는 5번의 4악장을 듣고 1번을 듣고 나서 꽤 어릴 때 이 곡을 처음 접했는데요. 1악장은 들어줄만 했지만 2악장 중간에 테입레코더의 스톱버튼을 누를 수 밖에 없었고, 3악장은 쇼스타코비치 5번 3악장 뺨치게 지루하다고 생각했고 천국의 노래라는 4악장도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혹 4번을 들어보고 별로다 역시 난 말러하고 친해질 수 없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구요, 다른 작품도 접하고 계속 듣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들어줄만 하다 라는 느낌이 올 때가 있을 겁니다. 물론 첨부터 이 작품이 매력적이라고 느끼시는 분께는 이런 말씀을 드릴 필요가 없겠죠.
1악장은 청량한 종소리로 시작합니다. 1악장의 시작 부분을 들을 때마다 전 썰매를 타고가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저한테 산타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골라달라고 부탁하면 밤에 달빛이 있고 눈이 사각사각 오는 화면이면 여지없이 이 음악을 골라줄 겁니다. 도입부가 마치 사각사각 내리는 눈을 연상시킨다면 현의 주제는 뭔가 미끄러지듯이 나가는 느낌을 줍니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첼로의 2주제, 전기 낭만파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코다 1악장만 들었다면 작품이 난해하다라는 말까지는 안 하게 될 겁니다. 문제는 2악장부턴데요. 2악장은 뭔가 암울한 느낌을 주는 전주에 이어 야릇한 느낌을 주는 바이올린 솔로가 이어집니다. 야릇하다와 요염하다라는 평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2주제에서 높은 음을 연주하면서 뜯는 피치카토를 들으면 흠..처음 들을 땐 트리오가 나오기 전에 꺼버렸는 데요. 결국 트리오를 듣게 되었을 땐 소박한 느낌의 랜틀러가 트리오로 들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랜틀러는 말러가 자주 쓰는 장르인데 3박자의 소박한 무곡입니다. 3악장은 느린 악장입니다. 3번의 피날레처럼 Ruhevoll(아주 편안하고 조용하게_필자 역:이거 별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임다.)하게 연주하라고 지시되어 있슴다. 3번의 마지막 악장처럼 멜로디가 쏙들어오면서 감동을 주지는 않지만 계속 듣다보니 아름다운 악장이더군요. 물론 그렇다는 느낌을 받기까지는 한 5번 정도는 들어 봐야 했구요. 그간 경험으로 본 4번 3악장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은요..현과 함께 흘러가는 오보에의 멜로디를 따라가 보는 겁니다. 3번 6악장에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느끼실 겁니다. 3번 해설 때 말씀드렸듯이 원래 말러는 4번의 마지막 악장을 3번의 마지막 악장으로 쓰려고 했고 그래서 그런지 그 앞에는 뭔가 조용하고 약간은 경건한 느낌을 주는 악장이 와야 한다고 구상한 것 같네요. 4악장은 성악이 들어간 악장인 데 노래의 전주를 뭔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게 편곡한 것 같이 3악장을 끝을 맺구요, 4악장에 들어갑니다.
4악장은 Das himmelische Leben(천국의 삶: 필자 역)이라고 제목이 붙여진 경우도 있고 Wir geniessen himmelische Freude.(우리는 천상의 기쁨을 향유한다.:필자 역)라고 붙여진 경우도 있습니다. 후자는 노래 가사의 첫부분입니다. 근데 노래를 들을 때 가사가 그렇다는 걸 알아보는 데는 한참 걸렸슴다. 왜냐하면 himmelische에서 him을 음..이걸 멜리스마?라 그러나요 아님 트릴이라 그러나? 암튼 에~~~~~하고 떠는 거요. 위의 문장을 노래할 때 반에 가까운 시간을 him에 보내다보니...4악장은 말러 자신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와도 같다라고 말을 했듯이 각 악장의 주제들이 간주 등에 인용되면서 전체를 아우르듯이 결론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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