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2001/12/16) 임헌정 서울음대오케스트라 말러 3번

romantiker74 2005. 4. 3. 15:28


 

2001년 12월 16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서울음대오케스트라 교향악 연주회
지휘: 임헌정
메조소프라노: 윤현주
서울음대합창단, 예원중합창단

역시 말러 3번이 어려운 것 같다.
1번, 2번을 지금 연주한 학생들의 선배들의
연주로 들었을 때보다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가장 인상적인 악장은 1악장이었다.
자잘한 실수가 없었던 건 아니고
(금관이 조금 거칠기는 했고
특히 판이 잠을 깨는 대목에서 악기끼리
주고받는 부분이 매끈하지 않은 건 좀
아쉽기도 했다.) 팡파르 직전 고요함을
연출하는 부분이 좀 길어서 단절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템포를 약간 늘인 부분에서
다시 당길때의 탄력이 부족해 그냥 늘어진다는
느낌이 전달된 듯도 했지만 다양한 소재가
어울어진 1악장을 이만큼 소화한게 어디냐는
말을 하게 된다.
표정이 일단 다채로웠고 자연의 소리를 묘사한 듯한
피콜로가 짧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도록 한 것도
신선했고 브람스의 대학축전서곡 테마를 연상시키는
부분에서의 혼 운용도 좋았다.
2악장은 1악장의 템포가 조금 여유가 있어서인지
조금 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악장 시작할 때
얼굴이 빨개지며 불던 오보에 솔로가 기억난다.
3악장은 이전까지 어려운 악장이라는 생각을 안했는
데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역시 무대 문 뒤에서
무대에 있는 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쉬운일이
아닐 것 같다.
4악장 윤현주님은 9년전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들었을 때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2배는 되 보이셨다.
음색은 어울리는 것 같았는 데 성량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는지.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신비로운 느낌을
잘 살려냈다.
5악장에서 울려퍼지는 빔밤. 어린이 합창단의 성량을
이런 대규모 오케스트라 작품에 걸맞게 키우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성량이 작아서인지 조금 평면적으로
들려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실연의 감동은 당연히 있었다.
6악장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정말 울뻔했다.
6악장 전반부를 현악으로만 이끌어 트럼펫 주자에게 휴식을
준 말러의 의도는 좀 무색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을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하지만 중요치않다.
정말 가슴을 파고드는 뭔가가 있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