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delssohn

Mendelssohn Symphony No. 3 in A minor, Op. 56 'Scotland' 음반 리뷰

romantiker74 2024. 4. 25. 01:24

Otto Klemperer (conductor)
Philharmonia Orchestra
녹음: 1960/01 Stereo, Analog
장소: Abbey Road Studios, London

클렘페러와 필하모니아의 연주는 피터 막의 연주와 함께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하면 자주 명반으로 소개되는 음반이다. 다소 무겁고 무뚝뚝한 이미지의 클렘페러와 멘델스존이 그렇게 매치가 되지 않았는데 실제 연주를 들었을 때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활약을 하면서 몽환적이지만 절제된 느낌의 스코틀랜드를 들을 수 있었다. 1악장이 시작되었을 때는 살짝 어두운 분위기라 도입부가 조금 장송곡 같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1주제는 부드럽고 여유있게 연주했고 2주제의 절제된 서정성이 귀를 잡기 시작했다. 몰아치는 부분이 처음에는 조금 아쉬웠는데 클라이맥스를 위해서 아껴두었던 것 같고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잡힌 구성을 들려주는 듯 했다. 2악장, 4악장은 클렘페러가 너무 인템포를 고집해서 배를 타는 듯한 바다의 느낌이 조금 덜 나고 약간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필하모니아의 촉촉한 음색과 악기나 성부 별로 조화를 너무 잘 이루는 밸런스는 3악장에서 빛을 발하는 듯 했고 4악장의 결말은 조금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연주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표준적이라거나 절대 명연주라고 하기에는 클렘페러의 개성이 좀 들어간 것 같다. 

 

Peter Maag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60/04 Stereo, Analog
장소: Kingsway Hall, London

피터막의 런던 심포니의 연주는 클램페러와 함께 멘델스존 교향곡 3번의 대표적인 명반으로 꼽힌다. 데카에서 레젠드 시리즈를 내 놓을 때 초기에 이 작품이 포함된 것을 보면 데카에서도 그런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음반을 틀자마자 한음 한음 감성을 담아서 우수에 가득찬 도입부를 듣게 되고 이 연주가 역시나 명연주임을 느끼게 된다. 잠시 듣다 보면 트럼펫이 조금 튀는 밸런스가 느껴졌다. 1주제가 나오고 스산한 느낌이 강하지만 생기도 느껴졌다. 1악장의 휘몰아치는 부분에서 강약과 템포에 탄력을 주어서 클렘페러를 듣고 들으면 훨씬 듣는 재미가 있는 연주로 느끼게 된다. 2악장은 신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 작품을 풍경화 같이 보여주기 보다는 감정의 표현에 좀더 무게를 둔 연주라고 느끼게 되었다. 3악장은 다르 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범했다. 4악장은 다시 탄탄한 긴장감이 느껴졌는데 조였다 풀었다하는 연주가 훌륭했다. 그에 비해 기대를 모았던 마지막 코다는 조금 밋밋한 것 같았다. 

 

Herbert von Karajan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71/01 Stereo, Analog
장소: Jesus-Christus-Kirche, Berlin

믿고 듣는 카라얀과 베를린 필이라 1악장은 그냥 깔끔하게 잘 한다 정도였는데 2악장에 들어가서 귀가 확 띄었다. 이 때 칼라이스터가 클라리넷을 불었는 지 모르겠는데 클라리넷과 오보에 주자가 너무 잘 했다. 3악장은 재미없게 되기 쉬운데 카라얀은 전체적인 흐름과 기승전결의 클라이맥스 구축을 잘 설계해서 음악의 구조가 잘 보이게 해 주었다. 4악장은 강세 지점에 힘을 딱딱 주어서 분명한 윤곽을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적절히 이끌어냈고 마지막 코다로 이어지는 부분도 튼튼하게 구축해서 아름다운 음악의 나열이 아닌 잘 짜여진 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뽑아낸 듯 했다. 

 

Claudio Abbado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84/2 Stereo, Digital
장소: St.John's, Smith Square, London

테이프로 클래식음악을 듣던 시절 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는 미지의 세계였다. 미지의 세계를 열어준 음반이 테이프로도 발매된 아바도와 런던심포니의 전집에 포함된 연주였는데 이후에 다른 연주를 접했지만 이 연주의 매력은 여전한 것 같다. 전집 박스의 자켓은 저렇지만 낱장 발매될 때는 음반마다 제임스 터너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교향곡 3번은 바다의 이미지가 있듯이 배가 들어와 있는 항구를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아바도의 연주도 터너의 그림처럼 강한 표현 없이 부드럽고 여유있는 템포의 연주였지만 바다가 연상되는 색채감을 잘 뽑아내는 듯이 들렸다. 전체적으로 풍경화 같았지만 서정적인 멜로디도 잘 잡아내서 예쁘게 표현해기도 하고 투명한 음색으로 다른 음반에서 묻히던 성부를 잘 들려주고 있었다. 2악장이 뱃사람의 노래라기 보다는 커플된 한여름 밤의 꿈 서곡처럼 들리기도 했고 4악장의 코다 부분이 서정적이지만 살짝 유약하게 들리기도 해서 누구에게나 박수받을 음반은 아닐 지 모르겠지만 녹음 당시에 세계가 주목했고 5년 쯤 후에 카라얀의 후임으로 베를린 필에 입성했던 아바도를 만날 수 있는 연주이다.    

 

Kurt Masur (conductor)
Gewandhausorchester Leipzig
녹음: 1987/9~10 Stereo, Digital
장소: Gewandhaus Leipzig

마주어의 음반은 멘델스존의 가장 인기있는 교향곡 3번과 4번이 커플되어 있다. 믿음직한 마주어의 지휘와 멘델스존이 만든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기대를 갖게한다. 1악장이 시작 되면 다른 음반 들에 비해 깊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심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가속도를 붙여 폭풍우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클라이맥스도 잘 구축해서 균형감있게 잘 짜여진 느낌을 준다. 2악장이 시작되면서 속삭이는 듯한 현의 움직임이 멘델스존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3악장도 감정의 과장 없이 담담하게 연주했는데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매력적인 것인지 지루하게 들리지 않고 어딘가 재미가 있었다. 4악장도 1악장처럼 흐름을 잘 구성했다는 느낌인데 일부 부분에서는 임팩트가 좀 아쉬웠다. 

 

Frans Bruggen (conductor)
Orchestra of the 18th Century
녹음: 1994/11 Stereo, Digital
장소: Vredenburg, Utrecht

시대악기로 연주한 버전은 어떨까? 모차르트의 경우 뵘의 권위를 무너뜨릴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었지만 베토벤부터는 호불호가 나뉘어서 짝수 교향곡은 원전 연주가 좋은 것 같지만 홀수 교향곡은 현대 악기가 낫다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다. 낭만파 음악인 멘델스존은 별로라는 평이 나올 수 있는데 브뤼헨과 18세기 오케스트라의 능력이겠지만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좋았다. 일단 1악장 도입부는 담담했지만 폭풍우는 민첩했고 팀파니가 강조된 밸런스로 리듬감과 긴장감을 유지했다. 도입부는 담담했지만 코다에서는 같은 멜로디에 감정을 실어 2악장과의 대비를 보여준 것 같다. 2악장은 카라얀의 베를린 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담담하고 깔끔하지만 긴장감이 있는) 목관의 사운드가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악기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연주자들의 개성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3악장은 깔끔한데 클라이맥스는 잘 구축했음에도 조금 심심한 느낌도 들었다. 4악장은 민첩함이 돋보였고 코다도 인상깊게 정리했다. 

 

Herbert Blomstedt (conductor)
Gewandhausorchester Leipzig
녹음: 2004/11/05-06 Stereo, Digital
장소: Großer Saal, Gewandhaus, Leipzig

블롬슈테트가 이끄는 게반트하우스의 멘델스존 3번은 마주어와 비슷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면서 나름 신선했다. 1악장은 마주어처럼 담담했지만 도입부나 1주제에 리듬감을 강조해서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살려 주었다. 현이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었고 재현부에는 미묘하게 감정을 실어 주었다. 2악장은 조금 빠른 템포로 매우 활기있게 연주했고 3악장은 담담한 듯 했지만 현악기의 부선율을 놓치지 않고 잘 살려 주었고 기승전결이 잘 나타나게 구성을 해서 곡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4악장은 2악장처럼 활기있고 신나는 느낌이 이어졌는데 특히 막판에 트럼펫, 팀파니가 작렬하면서 화려하게 끝을 맺어 박수를 치고 싶게 만들었다. 

Riccardo Chailly (conductor)
Gewandhausorchester Leipzig
녹음: 2009/01/22-23 Stereo, Digital
장소: Gewandhaus, Leipzig

같은 게반트하우스의 연주이지만 샤이의 해석은 마주어, 블롬슈테트와 매우 다를 것이라고 기대를 했으나 상상을 뛰어넘는 차이가 있어서 너무 놀랐던 음반이다. 1악장이 시작되고나서는 빠른 악장을 중심으로 살짝 여유있게 템포를 잡으면서 안들리던 성부를 잘 들려주던 샤이였지만 게반트하우스로 옮기고 나서 작업한 이 음반에서는 템포를 꽤 빠르게 잡았고 서정적이고 예쁜 멘델스존보다는 베토벤에서 낭만을 발견한 멘델스존을 들려주는 겉 같은 인상을 받았다. 1악장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부분에서 금관이 현악을 덮어버리는 밸런스를 잡아서 완전히 다른 음악처럼 들려서 너무 놀랐는데 판본이 다른가?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2악장은 치밀하고 팽팽한 느낌을 받았고 3악장은 담담하지만 따뜻했고 다이내믹을 크게 잡아 클라이맥스를 구축했다. 4악장은 약간 빠르게 시작했는데 잠시 후 2번째로 크게 놀라는 부분이 나왔다. 거의 바하의 푸가처럼 들리게 밸런스를 잡았는데 음반에 써 있는 것처럼 다른 모습의 멘델스존을 발견?하게 되는 연주였다.  

Andris Nelsons (conductor)
Gewandhausorchester Leipzig
녹음: 2018/02/22,23 Surround, Digital
장소: Gewandhaus, Leipzig

비교적 최근?(벌써 6년 전이다)에 나온 영상물이다. 78년생인 안드리스 넬슨스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2020년 빈필의 신년 음악회를 지휘하기도 했고 2024년 현재 세계 유수 악단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지휘한 브루크너 사이클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아서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가 조금 의아하기는 했는데 멘델스존 교향곡 3번도 아쉽게도 그러한 편견을 깨지는 못했다. 알반 베르크의 바협과 커플을 해서 연주회를 구성한 것을 보아서는 프로그램은 신선하게 짜는 것 같고 실제 연주도 템포를 잡아둘 때 주는 미묘한 긴장감이 있었고 4악장에 푸가의 느낌을 살린 부분이 귀를 잡아 끌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 정도 명성의 지휘자가 멘델스존이 만든 악단으로 연주를 했으면 이 만큼은 하겠지라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들렸다. 모범생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블롬슈테트의 연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는데 아직 넬슨스 만의 매력을 못 찾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