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ia

Roma, Pantheon

romantiker74 2015. 9. 16. 11:32

 

 

로마와 파리에는 같은 이름의 건축물들이 좀 있는 것 같다. 개선문 그리고 판테온. 아마 파리가 로마를 흉내낸 것이겠지라고 하면 파리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지도. 파리의 팡테온은 구 소르본 대학 근처에 있고 로마의 판테온은 나보나 광장 근처에 있다.
이 건물을 처음 만들게 한 사람은 석고상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아그리파 장군이라고 한다. 옥타비안과 짝을 이루어 카이사르에 이어 로마 제국을 거의 완성한 사람인데 아그리파 시절 설계된 건물은 직육면체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최종적으로 하드라이누스 황제 때 완성되는 순간에는 현재의 원통 위에 구가 얹혀진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판테온 하면 구멍 뚫린 돔을 생각하는데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니 신기하긴 했다. 나보나 광장은 '천사와 악마'에서 누군가 밤에 살해되는 장소로 나왔고 여기도 뭔가 암호가 있는 곳으로 나왔던 것 같기도 한데 이런 기억들을 갖고 내부에 들어갔다.
파리의 팡테온은 유료였던 것 같은데 여기는 무료입장이다.

 

 

판테온 하면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지붕은 구형으로 되어 있는데 직경이 43.3미터이고 구멍의 직경이 9미터라고 한다. 직경 43.3미터의 돔은 19세기까지 세계 최대의 돔이라는 지위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 현재 세계 최대의 돔은 어디인지 잠시 궁금해졌다. 설마 야구장은 아니길.
구멍이 원형의 모양을 보이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니 구의 입체적인 느낌이 죽어버리고 카메라 화면을 몇 번 돌리다 결국 이 사진을 찍고 말았다. 건물 내부의 벽면은 청동으로 많이 되어 있어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이 청동 벽면에 반사되는 모습을 보고 미켈란젤로가 천사의 디자인이라고 극찬했다고 하는데 물자가 귀한 시절 청동은 이곳 벽면에 붙어있기에는 아까운 존재였던 모양이다.
1600년대에 벽면의 청동은 대부분 뜯겨 나가 일부는 성 베드로 성당의 발다키노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대포를 만드는 데 활용되었다고 한다.

 

 

로마의 판테온에는 비토리오 에마뉴엘 2세, 라파엘로 같은 사람들의 무덤이 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인데 여기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해서인지 살아 생전 가장 인정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활동 무대가 로마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미켈란젤로, 다빈치도 못 묻힌 판테온에 자리를 잡았다. 꽃은 비토리오 에마뉴엘 2세 앞에 많이 있지만 관람객은 라파엘로의 무덤에 더 몰리는 듯 했다. 여기에 로마 추기경이 쓴 비문도 유명하다는 데 내용은 '여기는 대자연이 정복될까 무섭게 만들었던 라파엘로의 무덤이다. 이제 그가 죽어 그와 함께 자연도 죽을까 두렵다.'라고 한다. 라파엘로가 풍경화를 그렇게 많이 그린 것 같지는 않은데 라파엘로가 대자연을 정복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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