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tschland

Berlin, Judisches Museum

romantiker74 2015. 7. 31. 13:01

 

 

위도도 꽤 되고 서머 타임까지 해서 해가 지지 않는 6월의 저녁, 베를린에서 한 곳이라도 박물관에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밤 10시까지 하는 유대 박물관에 갔다. 건축 자체가 철학적 의미를 가진 건물이라고 들었는 데 겉모양은 꽤 고전적이었다. 진짜는 내부에 있었지만.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봤듯이 입구에는 혹시 모를 네오 나치의 테러 등에 대비하여 경비가 강한 편이었다. 일단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 유대 박물관이 있는 건 신기했다. 일본의 동경에 일본 때문에 고통받은 아시아 인에 대한 전시를 하는 박물관이 있을 리는 만무하니.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의 콜렉션도 훌륭하지만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설치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공백의 기억은 바닥에 학살된 이름 모를 유대인의 얼굴을 한 철제 조형물을 깔아 놓은 길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그 철제 구조물을 밟고 지나갈 때 절규하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술가의 생각에 100%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기발하다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공백의 기억', '홀로코스트 타워'와 함께 인상적인 설치 미술인 '추방의 정원'의 모습이다. KBS에서 방영된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이곳은 쉰들러 리스트의 음악이 흐르며 엄숙한 나레이션으로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한 문구 하나 하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자꾸 벽에 부딪히고 희망을 상징하는 하늘은 너무나 좁게 보이고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는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바닥에 경사가 있어서 걷다보면 자꾸 콘크리트 벽에 부딪히게 되어 있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추방'이란 이런 느낌인 모양이다. 지금도 '독한' 민족성 때문에 때때로 비난을 받는 유대인에 대해 '추방 당할만 해서 추방 당했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부의 불만을 이방인에게 돌리는 건 매우 위험하다는 걸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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