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만년필

romantiker74 2012. 10. 19. 20:37

 

 

김정운 교수가 '남자의 물건'이라는 책에서 만년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도 몇 년 전부터 만년필을 쓰고 있다. 누구는 만년필의 미학이 내 필기 습관에 맞게 길이 들여지는 것과 마지막 잉크 한방울까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라는 데 써 본 느낌으로는 뭔가 쓰는 '맛'이 있는 것 같다.

만년필에 따라 내 글씨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고.

내 책상 위에 있는 놈 들을 늘어 놓고 보니 많이도 사 모은 것 같다.

 

왼쪽부터

까렌다쉬 두나스: 처음 잉크를 넣고 썼을 때 획이 너무 굵게 그려지고 잉크가 마구 흘러 나와 낭패구나 생각했지만 그런 문제들은 조금 쓰다보니 사라졌고 부드러우면서도 잘 나간다는 느낌이 나서 한 번 빠져 들면 다른 만년필을 못 쓰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필기량이 많아 지면 더더욱 이 놈을 사랑하게 된다.

쉐퍼 프리루드: 나의 2번째 만년필, 부드럽고 동글동글한 느낌이 나는 데 금속 재질이라 살짝 무겁고 가끔 잉크 흐름이 안 좋고 오래 쓰다보면 오른 쪽 중지에 굳은 살 박힌 부분이 살짝 아픈 느낌이 든다.

펠리칸 M200: 앞의 두 놈과 달리 딱딱하고 날카로운 느낌. 글씨 쓰는 맛이 느껴지고 잉크도 많이 들어가서 애용하는 놈이 되고 있다.

파카 소네트: 첫 만년필. 만년필을 쓰지 않을 때 선물 받아 2년 쯤 잠을 자다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 지 쓰게 된 놈. 캘리그래프용 펜도 아닌 놈이 가로 세로 획을 그을 때 굵기가 조금 다르게 나오고 뚜껑 열고 처음 쓸 때 잉크 흐름이 좋지 않아 쓰기가 만만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많이 쓰다 보면 글씨가 어른 스럽게 나와 버릴 수는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기는 하다.

오로라 스타일: 펠리칸처럼 딱딱하고 사각거리는데 내가 획을 진행할 때 살짝 잡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놈으로 글씨를 쓰면 글씨가 동글동글하게 나오는 것 같다.

 

오른 쪽에 세 놈은 캘리그래피 만년필 브라우스, 라미 조이, 로트링 아트펜.

예쁘게 잘 쓰려면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광고나 포스터에 보이는 글씨를 펜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서 가끔 재밌게 낙서하거나 카드 만들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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